함께 함 -자기 방어의 치유 by 김경용
- webdriverpcmc
- 8월 7일
- 2분 분량
함께 함 - 자기 방어의 치유
by 김경용
(아가서 2장 10절, 14절) -10. 나의 사랑하는 자가 내게 말하여 이르기를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14.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에 있는 나의 비둘기야 내가 네 얼굴을 보게 하라 네 소리를 듣게 하라 네 소리는 부드럽고 네 얼굴은 아름답구나
교회와서 우리가 제일 많이 듣게 되는 말은 '사랑'이고, 그 다음은 '죄'라는 단어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편, 자주 듣는다는 얘기는 시간이 갈수록 그 단어가 원래 전달하려는 속뜻을 잃어버리고 식상해 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면 점점 그 단어는 사용하기는 하나, 원래 의미의 힘은 없어질 수도 있는 위험이 있다. 그 대표적인 단어로 '죄'가 아닐까 싶다. 너무 식상해져 버린 말... 그러다보니 해결 과정도 애매하게 대충 넘어갈 수 있는 말... 그러나 내 관계와 삶을 돌아보았을 때, 늘 경험하는 불만족과 갈등, 고통의 문제는 여전히 나의 중심에서 맴돌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그것을 더이상 '죄'와 연결시키지도 않는다.
"인생은 다 그런거지! 시간이 약이지!" -인생에서의 경험은 맞는데 시간은 약이 아니고,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은 시간들을 마주할 때면 당혹스럽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해결해야할 시간이 온 것을 직감한다. 나에게도 그런 시간이 찾아왔다. '죄'라는 단어가 더이상 아무런 의미와 영향력을 주지 못하고 있을 때, 그러나 속마음과 관계와 삶에서는 망가진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을 때, 그 때 찾아온 단어가 '자기 방어'였다. '자기 방어'는 심리학에서는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단어이지만, '죄'의 실체를 설명하는데 강력한 힘이 있기에 성경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사용한다면 우리의 문제 해결에 새로운 빛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
'자기 방어'를 한자로 의미를 풀어보면 이런 끔직한 뜻이 나온다.
"관계를 끊고, 막아버림"- 사실 이런 끔찍한 짓을 우리는 매일 매순간 우리 자신에게 행하고 있는데도 우리는 그동안 들여다보기를 거부한 채 살아온 것은 아닐지...'관계'도 여러 의미의 층이 있고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실체다. 내 속사람과 겉사람의 관계,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 동역자와의 관계, 직장 동료와의 관계 그리고, 하나님과의 관계... 그중에서도 가장 본질적인 하나님과의 의존 관계를 매일 경험하지 못하면, 우리는 이상한 마술을 경험하는데 바로 모든 관계의 층에서 방어벽이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나는 나의 속사람도 보고 싶지 않다. 내안에서 스물 스물 올라오는 끔찍한 실체를 보는 게 괴롭다. 다른 사람과도 적당히 관계하고 싶다. 더 깊이 들어가다 보면 저 사람안에서도 내안에 있는 것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내 삶은 무덤덤하다가도 못견디면 다른 일로 중독으로 몰아간다. 결국 '자기 방어'는 인격과 삶의 '자기 파괴'의 순서를 밟게 되어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일련의 사람들이 내 삶에 다가온다.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그들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도 전에 나와 마주하게 됐다. 바로 우리의 속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자기 방어'의 독이 많이 빠진 성숙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나의 실체를 보면서도 계속 다가온다. 그래서 두렵다가도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가는 그들의 실체를 보면서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속에서 부르짖는다.
그들은 한결같이 같은 경험을 이야기한다. 나의 어둠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보면서도 사랑할 수 있는 분, 나의 정체성을 사랑받는 자, 어여쁜 자로 일방적으로 정하신 분, 지금 나의 실체가 머무는 곳, '바위 틈 낭떠러지 은밀한 곳'으로 찾아오시는 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 준다. 그리고 그들도 그렇게 나와 함께 있어준다. 그들과 함께 있을 때면 점점 이상한 경험을 하게 되는데, 내 속사람의 민낯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되고, 내 속의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함에 있어 가장 이상한 것은 그런 내 소리가 부드럽고, 내 얼굴이 아름답다 하신다. 그렇게 그들은 나와 함께 해주시는 고마운 분들이다. 바로 교수님들과 피어 그룹 동료들이 함께함의 실체가 되어 주신다. 그리고, 그렇게 한 학기 한 학기 흘러가면서 '자기 방어'의 독이 빠져 나가는 것을 경험한다. 어느 덧 그분의 음성이 다시 들리기 시작한다.
"나의 사랑, 내 어여쁜 자야 일어나서 함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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