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지에서의 돌봄> 정 선교사
- webdriverpcmc
- 8월 7일
- 2분 분량
<선교지에서의 돌봄> 정 선교사
저는 제가 생각했던 시간이 아닌 그때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고 2008년에 선교지로 나가게 되었습니다. 늘 ‘언젠가는 선교지에 가야지’ 라는 생각은 있었지만 그건 아마도 먼 훗날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선교사가 되기 위한 많은 준비를 하지 못한 채 선교지를 밟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의 작은 경험과 배웠던 지식 하나 까지도 그 현장에서 가치 있게 사용하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신학을 하지 않은 제가 목회 상담을 공부하면서도 ‘목회자가 아닌 내가 어떻게 이 학문을 사용하게 될까?’ 특별한 비전을 갖지도 못한 채 공부를 하였습니다. 그 목회 상담의 배움의 과정을 통해서 주님은 저를 보는 훈련을 참 많이 시키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사람의 성품이나 성격이 형성되는 데는 자라온 환경과 경험이 많이 작용함을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을 이해하는 폭이 넓어지는 바탕이 되었고 목회 상담이 선교지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관계를 맺을 때 참으로 유용한 재산과 경험이 되고 있습니다.
선교지에서 고아 아이들을 돌보면서도 처음엔 자꾸 저의 잣대로 아이들을 바라보고 제가 한국이나 미국에서 만났던 평범한 가정 속에서 자란 아이들의 모습을 기준으로 생각하며 그 아이들을 대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이 정도 가르치면 이런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식의 기준으로 아이들을 바라 보는 건 짧은 시간 빠른 결과를 보고 싶었던 조급한 마음이 제 마음 가운데 있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거짓말을 하며 다른 사람을 탓하는 아이들에게 도덕적인 가르침을 주려고 수없이 반복하였지만 결과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주님, 이 아이들은 소망이 없어요.” 울부짖는 제게 주님은 내면의 음성 가운데 “그 아이들은 나의 아이들이다. 그리고 너는 씨를 뿌리는 자다.” 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놓치고 있었던 한가지.. 이 아이들은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들이라는 사실이 제 마음 속에 다시 깨달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리고 내가 이 아이들에게 쏟는 사랑과 가르침이 당장 제 눈에 결과로 보이지 않을지 모르지만 저는 씨를 뿌리는 자이기에 그 일에 충성하면 언젠가는 이 아이들이 변화가 되리라는 소망을 보게 하신 것입니다.
주님은 이런 식으로 선교지에서 저에게 하나하나 제가 놓치고 보지 못하는 부분들을 세심하게 가르쳐주시고 제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하셨습니다. 바로 한 영혼을 천하보다 귀하게 여기시는 하나님의 마음입니다. 일하는 것을 좋아했던 저는 일의 결과 또한 매우 중요한 사람이었습니다. 뒤돌아보면 교회 사역을 하는 가운데에서 주님이 주시는 마음으로 하기 보다는 저의 열정으로 할 때가 참 많았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주님은 비공개 지역인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제게 한 영혼을 향한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을 많이 느끼게 하셨습니다. 그 결과 저의 사역의 모습도 조금씩 변해갔습니다. 도덕적인 가르침이 아닌 외로워 하는 고아 아이들을 한번 더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그 아이들의 선생님이 아닌 엄마 또는 큰 언니가 되어 주려고 하였습니다. 경제적으로 영적으로 갈급해 있는 현지인 사역자들의 사모님들을 만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함께 기도하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청년 제자들이 답답하고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연락하면 언제나 달려가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친구가 되었습니다. 저를 그곳에 보내신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다 알 순 없지만 그들의 위로자와 친구가 되라고 부르신 게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친구가 된 후에 그들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채워주고 교육하는 그런 선교사가 되려고 합니다. 그래서 무리해서 많은 일을 벌리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냥 주어진 시간에 만나게 하신 소중한 만남들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소금의 영성으로 제 자신이 녹아져 그들의 삶 가운데 함께 하는 그런 선교사로 부르심이 다하는 날까지 충성하려고 합니다. 우리를 체휼하셨던 예수님처럼 어디를 가더라도 만나게 하신 영혼들과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며 마음을 열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 같은 선교사로 살고 싶습니다. 그것이 주님께서 제게 원하시는 모습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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