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變化) by 임 현 정
- webdriverpcmc
- 8월 7일
- 2분 분량
변화(變化) by 임 현 정
난 2013년 봄, 목회적 돌봄 선교센터에서 제공한 “상실과 애도 그리고 영성의 길” 이라는 그룹 세미나를 통해 나를 돌아볼 기회가 생겼다.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터에 그해 가을에 시작한 목돌선의 목회적 돌봄 전문가 한국어 과정에 ‘부름’을 받았고, 남편과 뉴욕성화감리교회의 지원으로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기본과정 수료를 앞두고 지난 2년간의 배움과 나눔을 되짚어 보고자 한다. 이 기간을 뭐라고 표현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 가장 쉽게 떠오른 단어는 변화였다. 나는 변화하고 있다. 지난 2년간 그랬고 앞으로도 변하게 될 것이다.
처음 접해본 세미나와 강의 그리고 피어들과 나눔의 시간은 적지 않게 당황하는 시간 이었다. 처음 만난 이들과 자기를 열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함께 한 이들의 용기와 격려로 차츰 나의 이야기를 꺼내 놓을 수 있었다. 먼저 보낸 아이 이야기, 친정 엄마 이야기, 남편 이야기, 아이들 이야기 등 이런 나의 이야기를 통해 울고 웃으며 말을 표현하는 방법이 변해가기 시작했고, 또 피어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공감하고 반영하는 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물론 나의 타인에 대한 경청기술이 높은 수준에 있지는 않다. 하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피어들은 그냥 모여서 이야기만 하고 돌아가는 멤버가 아닌 가족으로 가까워지게 되었다. 물론 중간에 사정이 있어서 그만 공부를 포기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 시간이 되면 늘 생각이 난다.
해결중심 상담에 대해 배우고 있었을 때 질문방법들을 아이들에게 적용시키기 어려웠지만 스스로 시도에 대한 대견함을 느끼기도 하였다. 문제가 일어나면 원인을 분석하고 찾아내고 – 캐내는 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지만- 원인을 제거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문제해결에 중점을 두고 원인보다는 가지고 있는 자원을 통해 반성하고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하지만 이를 적용해서 실생활에 사용하는 것은 내게 어려운 과제이다. 청소년기 자녀를 셋이나 둔 엄마로서 아이들의 입장보다는 내 입장과 목소리가 더 크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청소년 상담과목은 이것을 유하게 만들고 또 실습을 통해 시도와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되었다.
어느 날 한 아이가 내게 들려준 이야기를 평소엔 무시하거나 잘 경청하지 않았을 것인데 배운 것을 적용해보려고 끝까지 들어주었더니 딸이 즐거워하면서 마음이 풀어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시기에 가장 많은 이야기를 들었던 것은 상담의 기본자세인 경청, 임재, 공감이었다. 이런 요소를 알게 된 것은 정말 나를 위해 잘된 일이었다. 만일 내가 상담공부를 하지 않았다면 아이들과 남편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더 많은 생채기를 남겼을 것 같다. 또한 가까운 이들이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보면서 상처가 되는 것과 칭찬이 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기서 배운 것들은 나로 하여금 나 자신과 타인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보게 하였다. 뭔가 배려나 조심스럽게 살피는 일이 늘어났다고 생각한다.
지난 과정 중에서 나에게 가장 영향력이 컸던 것은 “분노 다루기”였다. 어린 시절 부모님은 사업에 열중하셨고 집안일을 도왔던 나는 성인이 되어 직장생활을 하면서 예의에 대하여 생각하게 되었고 어려서부터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던 것이 몸에 익숙했다. 더구나 예민하고 불같은 성격인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정리 정돈에 대해 그리고 예의를 지키는 일에 대하여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였고 긴장을 완화시키고 판단을 조금 유보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자평하자면 전보다 화를 내는 경향이 줄어들었고 강도도 현저하게 줄었다고 느낀다. 앞으로 웃는 모습으로 온화하게 말을 하는 것이 작은 바램이다.
지난 4학기 과정을 지나면서 나는 타인에게는 너그럽게 대하지만 가족에게는 그렇지 않은 나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를 통해 가족관계가 어려워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위해서 너그러움을 배우고 여유를 가지려고 노력중이다. 현재 화를 줄이고 많이 웃으려고 노력한다. 이 과정을 하면서 많이 좋아지고 있는데 방학이 되어서 아쉽다. 잊지 않고 복습하면서 실천하는 것을 계속 이어갔으면 좋겠다.
앞으로 누구를 대하든지 나로 하여금 편안함을 느끼는 존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돌봄을 제공하고 위기를 당한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런 성도가 되기를 바란다. 그런 변화가 내게 일어나기를 주님께 기도한다. 여기까지 나를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며 축복의 통로로서 나의 삶이 보다 풍성하고 아름다워지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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