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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목돌선 비전 모임 묵상 말씀-정호영 학장님

돌보시는 하나님/위로의 하나님


[고린도후서 1장 3-5]

3. 찬송하리로다. 그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하나님이시요,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시며 4. 우리의 모든 환난 중에서 우리를 위로하사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5.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친 것 같이 우리가 받는 위로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넘치는도다.


오늘 목돌선의 훈련과정을 함께 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생각하는 이 시간에, 저는 한 가지 질문을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사람을 돌본다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사도 바울은 오늘 말씀에서 하나님을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이라고 부릅니다. "위로"라는 말씀이 5번 나옵니다. 고린도후서 1장 3-5절에 나오는 '위로'의 헬라어 원어는 파라클레시스(παράκλησις)이며, 동사형은 파라칼레오(παρακαλέω)입니다. 이 단어는 단순한 감정적 동정을 넘어 '곁으로 불러내어 돕고, 힘을 북돋아 주며, 위로와 용기를 주는 능동적 행위'를 뜻합니다. 이는 보혜사 성령님의 성품이며 사역입니다.


이 말씀을 묵상하면서 저는 목회적 돌봄의 시작은 우리가 무엇을 잘하는 데 있지 않고, 먼저 어떤 하나님을 만나고 경험했는가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멀리서 바라만 보시는 분이 아닙니다. 우리가 힘들 때 가까이 오시고, 아플 때 곁에 머무시며, 넘어질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붙들어 주시는 분입니다. 4절 말씀은 더욱 아름답습니다. “하나님께 받는 위로로써 모든 환난 중에 있는 자들을 능히 위로하게 하시는 이시로다.” 하나님은 우리가 받은 위로를 우리 안에만 머물게 하지 않으십니다. 내가 받은 위로가 다시 누군가에게 흘러가게 하십니다.


그래서 좋은 돌봄의 사람은 모든 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도 하나님의 위로를 받아 본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아파 본 사람은 아픈 사람의 침묵을 조금 더 이해합니다.넘어져 본 사람은 넘어진 사람을 쉽게 판단하지 않습니다.누군가에게 붙들려 본 사람은 다른 사람의 손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를 조금씩 배우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목돌선의 훈련은 단순히 지식과 기술을 배우는 과정만은 아닐 것입니다. 먼저 나 자신을 돌아보고, 나의 상처와 연약함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그 은혜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곁에 서는 법을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 돌로미티 산을 등반하면서 저는 이것을 몸으로 경험했습니다. 비를 맞으며 산행한 뒤 산장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어지럽고 맥박이 느려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초기 저체온증 증세처럼 느껴졌습니다. 처음 겪는 일이어서 저도 조금 당황했습니다. 그때 함께하던 분들이 저를 돌봐 주셨습니다.


한 분은 자신의 다운 재킷을 가져다 주셨습니다. 한 분은 문을 닫으려던 산장 식당에서 따뜻한 물 한 컵을 구해 주셨습니다. 또 한 분은 하산할 때 천천히 걷는 제 속도에 맞추어 가까이에서 함께 걸어 주셨습니다.


그분들이 대단한 말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작은 손길들을 통해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봄은 어쩌면 따뜻한 물 한 컵과 같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문제를 모두 해결해 줄 수는 없어도 따뜻함을 건네는 것,상대방 대신 그 길을 걸어 줄 수는 없어도 속도를 맞추어 함께 걸어 주는 것,그리고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라는 사실을 우리의 존재로 보여 주는 것입니다.


저는 그날 함께한 분들을 통해 돌보시는 하나님을 다시 만났습니다.아마 우리가 목회적 돌봄을 통해 바라는 것도 이것일 것입니다.상처받은 사람이 우리를 만나면서 단지 좋은 상담자를 만났다고 느끼는 것을 넘어, “하나님이 나를 아직 돌보고 계시는구나. 나는 혼자가 아니구나.”하는 위로를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목돌선을 통해 많이 세워지기를 소망합니다.


말을 잘하는 사람보다 잘 들어 주는 사람,정답을 빨리 주는 사람보다 오래 곁에 있어 주는 사람,앞서 끌고 가는 사람보다 상대방의 속도에 맞추어 함께 걸어 주는 사람.


그리고 그 작은 동행을 통해 사람들이 “자비의 아버지시요 모든 위로의 하나님”을 만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오늘 말씀 5절입니다. 그리스도의 고난이 우리에게 넘친 것 같이 우리가 받는 위로도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넘치는도다.”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위로가 우리 안에 머물지 않고, 우리의 손과 말과 눈물과 동행을 통해 또 다른 사람에게 따뜻하게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우리의 훈련이 되고, 그것이 우리의 사역이 되고, 그것이 목돌선의 아름다운 비전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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